정유정 - 내 심장을 쏴라 by farewellfarewell

 나는 최근의 베스트셀러에는 큰 관심이 없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책 보다는 고전을 읽는 것에 흥미를 더 느낀다. 하지만 고전 읽기가 지루해지면 최근 인기작을 기웃거리는데 이 과정을 통해 정유정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읽은 정유정의 첫 작품은 '히말라야 환상 등반기' . 동네 도서관에서는 정유정의 인기작인 '28'이나 '7년의 밤'은 빌릴 수가 없어 이 책을 빌렸는데 읽는 내내 작가의 재치에 사로잡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하야 자연스레 이 작가의 다른 책에도 관심을 가져 일단 '내 심장을 쏴라'를 손에 쥐었다.  

 이 책은 정신 병동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니 주인공은 당연히 정신병자이다. 그것도 억울하게 병원에 수용 된. 억울하게 수용된 정신병자는 보나마나 탈출을 꿈끌 것이며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러할 것이다 싶었다. 이 때문에 줄거리가 너무 통속적일 것 같다 싶어 읽는 초반 당혹스러웠다. 게다가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은 재벌 2세인데 유산 상속 과정에서의 음모로 병동에 수감된다. 이 역시 너무 통속적이라 이 책 중반, 약 160p까지 "끌까지 읽어 말어"라는 갈등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책을 다 읽고 접한 심사평(이 책은 제 5회 세계 문학상 수상작이다. 상금이 무려 1억인)중에 초반 전개가 밋밋하다는 단점을 지적한 것이 있는데 정말 그러했다.  

 하지만 글 후반을 읽을 때 쯤 그런 갈등은 싹 사라지고 글에 완전히 몰두하게 되었다, 작가의 치밀한 구성, 군더더기 없는 힘있는 문체등이 어우러져 글이 마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나는 그 것에 포획되어 글을 읽는 속도를 점점 올릴 수 밖에 없었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치솟아 오르는 것에 비례해서 작가가 그리는 세상속으로 더더욱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소설 읽기를 마친 순간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싶어 작가에 대해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내가 읽은 얼마 되지 않는 소설들 중에서 '내 심장을 쏴라'는 읽는 재미라는 면에서는 어떠한 다른 작품들에도 뒤지지 않는다. '내 심장을 쏴라'는 현대 소설이 놓치고 있는 '이야기'의 본질, 재미를 극대화 했다는 점에서 칭송 받을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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